힌두 서사시 라마야나의 발자취를 따라서

베노이 벨(Benoy K. Behl)은 여러 언론을 통해 인도의 위대한 미술사가 가운데 한 명으로 언급되는 인물이다. 그는 35,000장 이상의 사진 작업과 100편이 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였다.  그의 수년간의 작품을 보면 인도를 비롯 다른 아시아 지역의 불교미술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이 주제를 아름답게 탐구한다는 평을 받는다.

최근 베노이 벨은 인도 외무부의 후원으로 또 다른 주요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인도와 기타 지역의 라마야나(Ramayana)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맡은 것이다. <라마야나 :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위대한 서사시>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2016년 12월 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아시아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상영되었다.1 이 다큐멘터리는 부탄, 캄보디아, 인도, 인도네시아, 라오스, 네팔, 싱가포르, 스리랑카, 태국 등 9개 나라의 라마야나 공연을 소개한다. <라마야나>는 또한 힌두교 인도와 아시아 간에 역사ㆍ문화적으로 긴밀한 접촉이 있었다는 주장을 명확히 뒷받침하는데, 이것이 다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문화의 생산에 관한 작금의 담론은 초국가적이고, 확산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벨의 작업 역시 라마야나에 관한 그러한 연구들을 반영하고 있으며, 특히 인도 이외 지역의 라마야나에 관한 해석을 반영하고 있다.  한 예로, 산토시 데사이(Santosh N. Desai)는 「라마야나 – 인도와 아시아 간 역사적 접촉과 문화적 전승의 수단」2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라마야나가 어떻게 북아시아에서 서북아시아로, 다시 동남아시아로 전파되었는지에 관해 지도학을 바탕으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데사이는 라마야나가 발미키(Valmiki)의 원작에서 벗어나 지리적ㆍ인류학적 발생지에 따라 어떻게 텍스트로 재창조되었는지에 관해 중요한 사실들을 기술한다.

벨은 이번 다큐를 통해 라마야나를 문학 텍스트로서 이해하는 것과 공연 텍스트로 전유하는 것 사이의 문화적 공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의 다큐는 어떻게 문학이 여러 지역과 세대에 걸쳐 사람들의 취향과 생각을 형성해온 고대 이야기들을 대신하여 교환의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선험적인 내용의 전통 텍스트가 여러 아시아 국 가에서 수용되고 연행되면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다큐에 등장하는 각 나라는 극적 요소의 측면에서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방식으로 라마야나를 전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벨의 다큐는 공연예술이 문화적 차이를 공유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 텍스트가 과거에 어떻게 시작되었고 현재에는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를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전통문화를 보호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기록으로 인해 문화는 영원히 계승되고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적 뿌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B.B.P. 호스밀로, 2017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 무형유산 전문 인력  참가자 (필리핀 초월예술 문학저널 퀴어동남아시아 설립자 겸 공동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