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 계곡의 유산보존을 위한 전통 구티 체계

카트만두 계곡은 역사적 중심지로, 도시 곳곳에서 불탑과 신전, 조각상을 발견할 수 있는 사원의 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일년 내내 진행되는 전통축제와 의례들은 더욱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트만두 계곡의 유적과 전통축제들이 수백 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카트만두 계곡의 토착민으로 알려진 네와르족은 카스트 제도와 지역성, 전통 구티 체계에 익숙하다. 구티(Guthi)는 특정한 목적을 가진 신탁과 유사한 형태의 사회단체로, 유∙무형유산의 보호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구티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카트만두 계곡의 축제와 의식 및 전통관습 대부분을 지속시켜주는 근간이 되고 있다.

네팔에서는 모든 가정이 적어도 하나의 구티에 소속되어 있다. 각 구티는 사원 관리, 탈춤 연행, 악기 연주, 버터램프 점화, 불탑 관리, 교량 보수와 같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는 화장 의식을 담당하는 시구티(사나구티로도 불림)나 각 카스트 내 남성들이 결속을 다졌던 트와구티도 있다. 트와구티는 전통악기 교육은 물론 이와 관련된 사원과 의례, 축제 등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

구티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바로 토지 기증으로, 이를 통해 구티는 지속될 수 있었다. 옛날에는 사원을 짓거나 축제를 열 때 토지가 기증되곤 했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통해 사제와 석공, 공예가, 예술가 등에게 필요한 돈을 지불할 수 있었다. 왕과 귀족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토지를 기증했는데, 사람들은 종교적 선행이나 사회적 지위 확립 등의 이유뿐만 아니라, 정치적 소요가 발생했을 때 국가로부터 토지를 몰수당하지 않기 위해 토지를 기증하기도 했다. 신에게 바치기 위해 기증한 토지를 다시 되찾는 것은 큰 죄로 여겨졌다. 그리하여 충분한 자금 확보를 통해 구티를 유지할 수 있었고, 수백 곳의 사원과 축제 및 여러 의식들도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초기에는 기증된 토지가 국가와 통치자의 사적 용도로 사용되었지만, 후기에는 공공 건축물 건설에 사용되었다. 하지만 정부가 구티의 토지를 국유화한 이후에는 구티의 수익이 줄어든 것은 물론 지역 공동체는 토지를 잃게 되었다. 자금 부족으로 인해 많은 구티가 사라졌고, 네팔의 급속한 현대화는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지역 공동체의 노력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현재 공적인 유산 보호 활동에서 구티는 소외되어 있으며, 시의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구티라는 독특한 관습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