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얀 : 신비로운 힘을 가진 문신

태국인들은 수백 년 동안 신을 숭배하거나 명상을 할 때 동물, 콤문자(Khom script), 기하학적 도형인 얀트라 등을 피부 위에 그리면 불행을 피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특히 주로 전투에 나가기 전 전사들의 몸에 새겼던 문신인 삭얀(Sak Yant; 삭은 ‘만진다’ 혹은 ‘문신을 새긴다’라는 뜻이며, 얀은 ‘신성한 디자인이나 기하학’을 의미)은 오늘날 많은 태국인들이 부적으로서 시술을 받고 있다. 삭얀은 전통적으로 문신에 능한 승려(아잔, ajarn)들이 대나무침을 활용하여 새긴다. 하지만 주술적 힘은 영구적이지 않아서 주기적으로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믿어진다. 삭얀이 대중화되면서, 방콕에서 약 50km 서쪽에 위치한 사찰인 왓 방 프라에서는 매년 3월에 문신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동트기 전 이른 새벽부터 삭얀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사찰 부지에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사찰 재단에 있는 신성한 문신의 대가로 수행승려인 루앙포르펀(Luang Phor Pern)의 조각상 옆에 앉는다. 사찰의 승려들은 아침에 이 특별한 일이 시작되기 전 ‘삭얀와이크루(Sak Yant Wai Kru)’라고 불리는 의식을 시작한다. 일부 문신기능보유자들은 전사, 노인, 호랑이, 악어 또는 힌두교 신화의 원숭이 신 하누만 등 자신들의 고유한 형상에 빙의가 된다. 그들은 불현듯 괴성을 지르며 펄쩍 뛰거나 동물처럼 포효하다가 재단을 향해 돌진한다. 홀린 듯 미쳐 날뛰던 이들을 붙잡고 귀를 문지르면 즉시 빙의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렇게 의식을 되찾은 이들은 ‘와이’라고 하는 태국식 합장 인사를 하고 조용히 제자리로 돌아간다.

동남아시아에서 보호의 문신을 그리는 전통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존경 받는 승려들에 의해 그리는 삭얀은 신성한 기하학 모양을 띠며, 특히 태국의 유산을 지속적으로 재확인해주는 오래된 사회적 관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