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아인의 결속을 엮는 이에사에 매트

사모아 파인 매트를 짜는 어머니를 보고 있는 아이 ⓒ 스티븐 퍼시벌

사모아는 풍부하고 우수한 문화유산과 함께 빼어난 자연 경관을 간직한 나라다. 광활한 태평양에 위치한 사모아는 다른 세계로부터 고립돼 있어, 전통적인 생태학적 지식과 다양한 공예 기술이 잘 발전했다. 이를 통해 사모아인은 편안하고 안전한 삶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며 살아왔다. 현재 세계에서 얼마 남지 않은 족장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사모아에서는 대가족과 혈연을 중심으로 복잡한 전통 통치제도와 사회 조직이 형성돼 있다. 이러한 문화와 문화적 표현방식의 중심에는 자연환경이 있다. 사모아인은 대자연과 연대를 맺고, 행복과 번영을 안겨준 천연 자원과 함께 조화로운 삶을 살았다.

탐구심이 강했던 소가소가(sogāsogā)라고 하는 사모아 제도의 초기 정착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지식을 환경에 맞게 적응시켰고, 후손들은 물려받은 지식을 연마하며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적용해 나갔다. 투푸가(tufuga)라고 불리는 장인들의 지식과 기술은 팔레(fale)라는 전통 가옥 양식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팔레는 사모아의 기후에 더없이 적합한 건축 양식이다. 또한 그들의 지식과 기술은 알리아(alia: 이중선체로 된 대양 항해용 카누로, 별과 파도, 구름, 해류와 새를 이용한 항해술이 특징임), 타노아(tanoa: 의식에서 사용되는 목재 그릇으로 기능성과 미학적 가치를 가짐), 아파(ʻafa: 코코넛 밧줄을 의미하며, 집과 배 등 수없이 다양한 제작에 사용되는 다용도의 튼튼한 끈), 타타우(tatau: 남녀 모두 새기는 문신), 랄라가(lālaga: 판다누스 잎을 곱게 엮은 매트로,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역할을 함) 등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사모아의 시골 지역 여성들은 뛰어난 직조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만드는 매트 중 이에사에(‘ie sae)는 단연 으뜸이다. 이에사에라는 이름은 판다누스 잎을 세로로 쪼개는 독창적인 제작 과정에서 파생됐다. 매트 제작에는 여러 판다누스 품종이 사용된다. 직공들은 직접 판다누스를 기르며, 이를 위해 가정의 남성이나 아이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에사에 제작에는 라우이에(lauʻie)라는 품종이 사용된다.

이에사에는 집안의 귀중한 가보로 전해지고 있으며, 제작에는 수개월 또는 수십년이 걸리기도 한다. 이것은 출생과 결혼, 족장 칭호 수여, 사망과 같은 중요한 통과의례를 위해 제작된다. 또한 전통 가옥과 교회의 건축을 기념할 때 쓰이기도 한다. 중요한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오래된 매트는 굉장한 가치를 인정받아 이름을 부여받기도 한다. 아게아게아 오 투무아(Le Ageagea o Tūmua)가 그러한 예로, 사모아가 식민통치 초기에 겪었던 비극적 사건에 대해 2002년 뉴질랜드 총리가 사모아인에게 사과한 이후 사모아의 루필루피(Lufilufi) 마을이 총리에게 건넨 매트다.

사모아 문화에서 이에사에가 지닌 중요성이 인정돼, 2003년 사모아 정부는 파인매트· 시아포(Fine Mat and Siapo)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사모아 전역에서 매트와 시아포(siapo: 나무껍질로 만든 천) 제작을 촉진하고 또한 매트의 크기와 품질을 표준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후, 매년 여성의날(National Day for Women)을 맞아 열리는 행사에서 이에사에와 시아포 전시를 구경할 수 있게 됐다. 이에사에는 사모아 여성이 만드는 가장 중요한 문화적 산물임이 틀림없다. 이에사에는 사회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의례에서 서로 주고받는 문화적 화폐의 역할을 함으로써 친족간 결속을 강화하고 이는 사모아의 사회적 화합에 기여한다. “이에사에가 사모아의 지도 계층에게 전율을 일으킨다(o le ʻie sae, o le maniti a tamāliʻi)”라는 옛 말도 있다. 이에사에에 대한 숱한 찬사 가운데 아마도 그 중요성을 부각시킨 의미로 가장 눈길을 끄는 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