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뎀치 전시회, 키르기스 여성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준 전통 치마

벨뎀치(beldemchi)는 키르기스스탄의 무형유산이다. 지난 2017년 6월 7일,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 위치한 파인아트뮤지엄에서 벨뎀치(beldemchi)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렸다.

벨뎀치는 드레스나 가운 또는 얇은 코트 위에 두르기도 하는 전통 치마이다. 벨(bel)은 ‘허리’를, 뎀(dem)은 ‘호흡’을 의미하는데, 어원에 따르면 벨뎀치는 ‘여성에게 새로운 숨을 제공하는 치마’라는 뜻이다. 키르기스의 여성들은 첫 출산이라는 극심한 고통을 겪은 후에 처음으로 벨뎀치를 입는다. 초산 시 젊은 여성의 몸은 특별한 관리와 온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인데, 실로 적절한 어원인 셈이다. 또한 벨뎀치는 산후 여성에게 바른 자세를 갖도록 도와주는 지지대의 역할을 하며 여성의 아름다움에서 중요한 요소인 허리를 보호해준다. 키르기스 민족이 소비에트 시기 이전(~1917년)에는 내륙의 대륙성 기후에서 유목생활을 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당시 벨뎀치는 키르기스 여성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지켜주는 필수품이었다.

키르기스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평소에는 물론 휴일과 축제 기간에도 벨뎀치를 착용하였다. 벨뎀치는 벨루어, 벨벳, 실크를 이용해 만들고 자수로 장식한다. 자수는 장식적 기능보다 여러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자수는 저주나 징크스, 또는 다른 곤란한 상황을 막고자 하는 부적인 동시에 여성의 존재를 드러내고  돋보이게 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자수의 구성과 스타일, 품질을 보면 그 여성의 나이와 사회적 신분 및 지역 그리고 그녀의 예술적 기량을 추측할 수 있다. 전통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모든 여성이 벨뎀치를 만들고 자수를 놓을 줄 안다고 여겼다.

모양에 있어 벨뎀치는 넓고 두꺼운 벨트가 장착된 두 겹의 스윙 스커트(swing skirt)로,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길고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북부에서는 허리에 두르는 플레어 스커트의 형태로, 벨트 위에 두꺼운 밴드를 덧대고 도톰한 소재로 만든다. 남부는 앞부분을 절개하여 단추로 여미는 스타일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와 같은 다양한 지역적 특성 및 일상의 필수품이었던 치마가 어떻게 점차 여성들의 풍부한 창조성을 표현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벨뎀치는 취향과 생활양식의 변화와 함께 키르기스인의 일상에서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소비에트 모더니즘 시기(1960년대)를 거치며 벨뎀치는 촌스럽고 고루하게 여겨졌고, 1970년대에 들어서며 차차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나 시골의 나이 많은 여성들은 아직까지도 벨뎀치를 입고 있다.

이번 벨뎀치 전시회는 키이즈 두이노 재단(Kiyiz Duino Foundation)과 가파르 아이티에프(Gapar Aitiev)의 이름을 딴 파인아트뮤지엄이 함께 주최한다. 전시를 통해 여러 주립 박물관과 개인 소장품으로부터 수집한 40개 이상의 벨뎀치 작품과 키르기스스탄의 각각의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자수 스타일 및 기술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키르기스스탄에서 벨뎀치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유명 디자이너들도 참여해 독특한 벨뎀치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키르기스의 많은 여성들이 편안한 플레어 치마를 선호하고 있다.

무형유산 해외통신원 굴나라 아이트파에바 (키르기스스탄 아이기네문화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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