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유산 보호 위한 동티모르 전통 가옥의 역할

동티모르 서쪽 지역에 버려져 있는 전통 가옥군들 ⓒ 아브라오 멘돈사, 유네스코 동티모르 국가위원회

현지어로 우마 루릭(uma-lulik)이라고 하는 동티모르 전통 가옥은 동티모르인에게 문화적 중심이자 뿌리이며 국가적 정체성을 상징한다. 또한 우마 루릭은 지역 공동체에서는 신성한 장소로, 가정에서는 조상과 교감하는 성스러운 공간으로 여겨진다.  

동티모르의 전통 가옥은 다양한 무형유산 요소와 연관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반년마다 거행하는 곡물 수확 의식인 사우 바타르(Sau-batar), 매년 11월 2일 죽은 이들을 기리는 위령제인 피나두(Finadu)와 같은 의식들이 이 전통 가옥에서 연행된다. 

우마 루릭은 두 가지 관점으로 이해될 수 있다. 우선, 우마 루릭은 유형 유산에 해당하는 건축물이다. 물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지역 자재(목재, 대나무, 끈, 풀 등)를 이용해 구축하는 여러 전통 가옥과 유사하다. 하지만 무형의 요소를 살펴보면 동티모르의 전통 가옥은 다른 전통 가옥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마 루릭을 짓는 데는 많은 시간과 과정이 소요되는데, 매 단계마다 의식을 치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후 원자재 부족으로 인해 전통 가옥의 외형이 변하며 원래의 가치를 잃게 되었고, 인프라 개발로 인해 주민들이 우마 루릭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됐다. 

분쟁 역사

전통 가옥은 분쟁과 세계화 및 발전의 부정적 영향에 의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주, 경제 발전, 강제 퇴거로 인해 지역 공동체는 터전을 잃게 되었고, 이런 상황들이 문화적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 신생독립국인 동티모르는 대부분의 전통 가옥이 파괴되고 유기되는 위기에 처해 있다. 

오랜 분쟁 역사는 문화유산, 특히 전통 가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인도네시아 강점 당시 많은 우마 루릭이 파괴되고 버려졌다. 1989년에는 인도네시아 군부가 관련 의식을 금지하면서 우마 루릭이 급격히 소실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점령 마지막 해에도  많은 전통 가옥이 파괴됐다. 포르투갈의 오랜 식민통치(1512-1975)부터 일본의 침략(1942-1945)과 인도네시아 강점(1975-1999)까지 이어진 긴 분쟁은 동티모르의 전통 가옥을 위험에 빠뜨렸다. 

지역 지식 보호

지역 지식(건축기술)의 전승을 우선순위로 삼고, 즉각적인 보호를 통해 해당 유산의 소실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리아 나인(Lia-Naín)이라고 부르는 전통 지도자가 전통 의식을 관장하고 있는데, 그는 전반적인 가옥 건축 과정을 포함해 우마 루릭과 관련된 여러 사안에 대해 결정권과 지식을 가지고 있어 지역 지식 보호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컨대 무형유산을 후세대에 전승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전통 가옥의 보호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사우 바타르(곡물 수확 의식), 피나두(위령제)와 같은 다른 무형유산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