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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신의 벽’, ICH예술가를 위한 사원 벽화 프로젝트
작성일 2017-04-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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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드와라 사원의 화가들이 벽화를 그리고 있다 © 로케쉬 팔리왈

 

인도 라자스탄 주 남부 도시 우다이푸르에서 50km 정도 떨어진 동북쪽에 위치한 아라발리 산맥 지역에는 나트드와라(Nathdwara)라고 하는 유명한 비슈누파 성지가 있다. 매년 수십만 명의 신자들이 성지의 중심인 슈리나트지 사원을 방문하여 14세기에 만들어진 슈리나트지 성상을 숭배한다. 슈리나트지(Shrinathji)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크리슈나 신의 화신이다.

 

슈리나트지 사원 이외에도 나트드와라 성지는 독특한 지역 예술로 잘 알려져 있다.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크리슈나 신의 일화를 그림으로 묘사한 피츠와이(pichwai) 회화, 크리슈나 신에게 바치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음악인 하벨리 상기트(haveli sangeet), 또한 성화와 주민들의 생활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 테라코타 조각상도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하벨리 상기트 연주자는 크게 줄었고, 인도 고전 성악 양식인 드루파드(dhrupad)를 기반으로 한 하벨리 상기트의 까다로운 곡조를 배우려는 젊은 음악가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피츠와이 회화와 테라코타 공예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이다. 이들 고대 전통에 대한 관광객의 관심은 작게 나마 유지되고 있지만 서양식 트렌드와 대중광고, 글로벌 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이들 전통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인도의 대부분의 종교기관은 순수하게 정신적인 것에만 관심을 가진다. 이에 반해 마을의 문화와 오랜 기간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슈리나트지 사원은 지역 예술가들이 겪는 어려움에 주목했다. 나트드와라 사원 이사회, 슈리나트지 관리 신탁, 그리고 신탁관리인 비샬 바바는 예술가들에게 창조적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인파가 몰리는 사원의 외부 거리에서 자신들의 그림과 공예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디네슈 코타리 나트드와라 사원 이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신의 벽’(Wall of the Lord)이라는 프로젝트를 고안했다. 넓은 사원 외부 벽면의 빈 공간을 활용하여 멋진 공공 갤러리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약 140명의 피츠와이 화가들이 무려 183m에 이르는 벽면에 전통과 종교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양식을 사용하여 지금까지 63개의 그림을 완성했다. 벽면에는 3편의 정교한 대형 테라코타 벽화도 설치되었다. 이들 작품은 사원을 아름답게 꾸밀 뿐만 아니라 작품의 내용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며 경건함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생계가 힘든 지역 무형유산 예술가들을 위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7년 1월 26일에 시작된 ‘신의 벽’ 프로젝트는 이미 나트드와라 성지순례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신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유산의 위대함은 물론 창조성이 어떻게 신성(神聖)과 연결되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무형유산 해외통신원 로케쉬 팔리왈(인도 메르잔부미 공동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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